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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노예시장 뒤엔 이스라엘 있다
입력 2017-12-04
   
리비아 노예시장 뒤엔 이스라엘 있다




29세 청년 토마스 요하네스는 아프리카 동북부의 작은 나라 에리트레아 출신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00달러에도 못 미치는(901달러)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이다. 내전이 끊이지 않는 에리트레아에서는 남자들이 오랫동안 군 복무를 해야 한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군대에 끌려가는 아버지를 보며 요하네스는 5년 전 인간답게 살고 싶어 이스라엘에 밀입국했다. 슈퍼마켓에서 열심히 일한 덕분에 히브리어도 능숙하게 구사하게 됐다. 하지만 이제 그는 감옥에 가야 할지도 모른다. 이스라엘 정부가 불법 난민들에게 나라를 떠나든지, 감옥살이를 하든지 선택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요하네스는 “여기를 떠나 노예가 될 바에야 차라리 강제수용소에 남겠다”고 절규했다.

최근 미국 CNN방송은 리비아에서 아프리카 난민들을 상대로 벌어지는 ‘인간경매 시장’ 실태를 보도해 큰 충격을 안겼다. 단돈 400달러에 사람을 사고파는 인간성 말살의 현장이 21세기 지구촌에 버젓이 존재하고 있었다. 현대판 노예로 전락한 아프리카인들은 어디서, 어떻게 흘러들어 온 걸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3일(현지시간) 그 실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사막에는 홀롯 수용소가 있다. 이집트를 거쳐 이스라엘에서 살기를 원하는 동아프리카 주민들의 주된 밀입국 루트이다. 현재 수단, 에리트레아 등에서 온 이스라엘 망명 신청자는 4만여명을 헤아린다. 그러자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달 “4개월 안에 수용소를 폐쇄하고 아프리카 난민을 무기한 구금하거나 제3국으로 추방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모든 절차는 합법적이고 자발적이다. 르완다, 우간다 등 3국을 택한 난민에게는 생활 기반을 마련할 종잣돈으로 3,500달러가 주어진다. 난민을 받아들이는 외국 정부에도 1인당 5,000달러가 지원된다. 르완다 외무부는 “인간이 가축처럼 학대당하는 현실에서 더 이상 침묵을 지킬 수 없었다”며 난민 수용을 정의감에서 비롯된 것인 양 한껏 포장했다.

그러나 두 나라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아프리카 난민의 삶을 추적해 온 이스라엘 히브리대 리오르 비르거 연구원은 “3국행을 택하는 순간 고문과 인신매매, 죽음으로 이어지는 악몽이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르완다 정부는 모든 난민이 도착하는 즉시 여행서류와 지원금을 빼앗고 다시 떠나라고 협박한다. 돈도 집도 없는 난민들이 이 나라 저 나라를 전전하다 결국 향하는 곳은 리비아 인신매매 시장. 2015년에는 리비아에서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팔려간 에리트레아 남성 3명이 살해되는 영상이 공개된 적도 있다. 어찌어찌 빚을 내 유럽행 난민선에 몸을 실어도 대부분 브로커에 속아 지중해에 수장되기 십상이다.

이스라엘은 자금력을 앞세워 난민을 쫓아낸 대가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신임과 불법 이주민 척결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주 르완다에 대사관을 개설했다. 또 2015년 이후 6,723명의 에리트레아 출신 이스라엘 망명 신청자 중 허용된 사람은 단 4명에 불과하다. 신문은 “이탈리아 정부가 리비아 민병대에 몰래 자금을 대고 난민선 출항을 막은 적은 있어도 이스라엘처럼 이미 자국에 들어와 있는 망명 신청자를 합법을 가장해 추방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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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노예시장 뒤엔 이스라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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