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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의 ‘과거사 정리’
과테말라
자유게시판

 
입력 02/01
ㆍ조회: 66      
과테말라의 ‘과거사 정리’



지난 1월 중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이자 복음주의 개신교인인 지미 모랄레스가 과테말라의 새로운 대통령이 되었다. 모랄레스는 지난해 10월 대통령 선거 직전 반부패 시위가 전개되고 전직 대통령과 부통령이 기소를 당하는 정치 불신의 분위기 속에 유권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고 취임 연설에서도 무엇보다 부패 척결을 강조했다. 하지만 모랄레스는 과테말라가 겪어온 폭력, 빈곤,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실마리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더욱이 취임 일주일 전 모랄레스의 조직책이며 ‘오른팔’로 알려진 에드가르 후스티노 오바예가 과테말라 내전기의 중대한 인권유린 행위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를 포함해 체포된 전직 군 장교 14명 중 대다수는 모랄레스가 속한 우파 정당 국민통합전선의 지지자였다. 오바예는 2008년 초 퇴역 장교들이 조직한 국민통합전선의 대표로서 전직 국방장관 베네딕토 루카스 가르시아와 더불어 14명 중 가장 유력한 인물이었는데 1980년대 초 게릴라 진압 작전에서 익실 마야 족의 대량 학살을 지휘했다고 알려졌다.

과테말라 대법원은 이미 이 학살을 제노사이드로 인정한 바 있다. 또 베네딕토 루카스 가르시아는 1978년 7월부터 1982년 3월까지 철권통치를 한 로메오 루카스 가르시아 장군의 동생으로 내전기에 악명을 떨친 준(準)군사단체의 창설자였다. 어쨌든 이들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초보 정치인 모랄레스가 부패 척결과 과거사 정리라는 난제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

그뿐 아니라 옛 독재자 호세 에프라인 리오스 몬트 장군의 제노사이드와 반인륜 범죄 혐의에 대한 재심이 곧 시작될 예정이다. 내전이 절정에 달한 1982년 3월에 군부쿠데타 세력의 추대로 권좌에 오른 리오스 몬트는 개신교로 개종한 이력과 독특한 소명의식 때문에 이목을 끌었다. 뉴스위크는 첫 기자회견에서 “주님이요, 왕이신 하나님이 저를 깨우쳐주시리라 믿습니다. 하나님은 권한을 주기도, 가져가기도 하시는 유일한 분입니다”라고 밝힌 리오스 몬트를 “과테말라의 아야톨라”로 묘사하기도 했다.

과테말라 최초의 개신교인 대통령 리오스 몬트는 “도둑질과 거짓말을 하지 않고 권한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도덕성, 질서와 규율, 통합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과테말라’를 예고했다. 하지만 새로운 군 통수권자가 흔히 ‘설교’로 알려진 일요일 저녁 TV 담화를 통해 국가의 권위에 대한 존중을 역설하고 부패와 부도덕을 훈계하는 장광설을 늘어놓는 동안 과테말라 군은 게릴라 세력과 연계되어 있다고 지목된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반인륜적 학살을 마다하지 않았다.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십수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2013년 11월 87세의 리오스 몬트는 노인성 치매를 이유로 재판을 회피하려 했다. 그러므로 지난해 8월 법원이 비공개 심리를 명하고 유죄판결의 경우라도 집행이 유예될 것임을 시사하긴 했지만, 거듭난 독재자에 대한 재심의 진행 자체가 의미심장하며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될지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비극적인 과거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그것이 남긴 상흔을 치유하는 과제가 가해와 피해 당사자뿐 아니라 해당 사회의 구성원, 나아가 후속 세대의 끊임없는 성찰을 요구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실 과거사 정리의 시효 만료, 즉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 선언은 있을 수 없다.

공식적 차원의 과거사 정리가 정치적 결단에 의해 시작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역사적 평가와 성찰마저 대체할 순 없다. 과테말라나 한국, 일본의 권력자들은 과거사의 상흔이 한꺼번에 모두 해결될 수 없다는 점, 대개 정의는 너무 미미하고 너무 늦게 구현될 뿐이었다는 점, 다양한 반론과 역사적 평가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부디 이해해야 할 것이다.

<박구병 | 아주대 교수 서양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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