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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서방’이 두려운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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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1/01
ㆍ조회: 50      
‘왕서방’이 두려운 진짜 이유




사흘 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눈길을 끄는 기사가 났다. 세계 최대의 배차 앱 서비스 업체인 중국의 디디추싱이 내년 일본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디디추싱은 일본 최대의 택시 업체인 제일교통산업과 손잡고 내년 봄부터 도쿄에서 서비스하는데 처음에는 500대로 시작하기로 했다. 이후 다른 택시회사와도 제휴해 일본 전역으로 서비스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디디추싱은 앱 등록자 수만 4억4,000만명에 이른다. 미국 우버의 중국 사업까지 인수하면서 급성장해 하루 이용 건수가 2,100만회를 넘는 세계 1위 업체다. 현재 기업가치는 500억달러에 달한다. 돈 냄새(?) 잘 맡기로 유명한 일본의 ‘큰손’ 소프트뱅크도 출자자로 참여했다. 일본시장 선점에 나서는 중국 서비스 기업은 디디추싱만이 아니다. 알리바바가 최근 전자결제시장에 진출했고 자전거 공유 서비스 회사인 모바이크도 두 달여 전 일본 서비스를 시작했다.

닛케이는 중국의 공세에 불안해하는 일본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일본 기업이 규제 등에 걸려 수수방관하는 사이 중국 등 신흥국 기업에 선수를 뺏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성장 산업마저 중국에 선점당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게 남의 일일까.

지난달 1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폐막한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밀려 종합 2위에 그쳤다. 5개 지표를 점수화한 결과 279점을 얻어 281점인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이다. 6연패 좌절이어서 실망스러운 성적이었다. 대표팀은 이번까지는 1위 수성이 가능하다고 본 모양이다. 기대 금메달은 13개 이상. 하지만 ‘왕서방’의 실력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중국의 금메달 수는 15개, 우리는 그 절반 수준인 8개에 불과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전통적으로 한국이 강세였던 기계·전자 부문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결과는 이미 예견됐다. 중국은 10여년 전부터 정부가 나서 기업들의 기술투자를 독려·지원하며 ‘기능 입국’에 몰두해왔다. 기능올림픽 첫 우승은 그 결과물의 하나일 뿐이다.

지난달 26일 한국은행이 올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전 분기 대비 1.4% 성장해 2010년 2·4분기(1.7%)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치였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3.6% 성장해 2014년 1·4분기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렇게 양호한 성장률이 나오자 중국과 비교하는 분석이 잇따랐다. 중국의 성장률이 3·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8% 성장에 그치면서 한중 간 성장률 격차가 3.2%포인트로 거의 15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축소됐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과의 성장률 격차는 2009년 3·4분기 9.7%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2011년 4·4분기 이래 6%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는 한때 10배(분기 기준)가 넘은 격차가 올 3·4분기에는 2배 미만으로 확 줄었는데 앞으로 더 좁혀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제시됐다. 그런데 이게 과연 좋아할 일일까.

중국은 현재 고도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뉴노멀(new normal), 신창타이(新常態)로 진입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 보도에서 느껴지듯 중국은 특히 신산업 분야에서 무서운 기세다. 일본마저 두려워할 정도다. 성장률이 주춤한다고 경제 활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되레 걱정할 곳은 우리다. 겉으로 보이는 수치는 그럴듯하지만 내실을 따져보면 불안하다.

수출만의 외끌이 성장에다 그마저도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의존이 심하다. 규제 등에 막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도 시원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대로 가면 모든 분야에서 중국 등에 추월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를 피하는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규제혁파와 산업구조개혁, 새 정부도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서울경제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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