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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꿈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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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1/20
ㆍ조회: 17      
빌 게이츠의 꿈




IT 사업으로 세계 최고 갑부가 된 빌 게이츠는 요즘 환경론자로 변신했다. 2008년 은퇴한 그가 지금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지구온난화 방지다. 2050년까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 제로(0)시대를 열겠다는 것이 억만장자 빌 게이츠의 꿈이다.

그는 선진국이 잘사는 이유 중 하나로 낮은 에너지 비용을 든다. 선진국은 산업혁명 이후 지속적으로 에너지 비용을 낮춰가며 에너지를 풍족히 쓰는 잘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었지만 빈곤국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에너지 비용이 높아지면 타격을 입는 것은 주로 저소득층이다. 우리나라가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에너지 비용을 지속적으로 낮춰온 역할이 컸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런 분석이 터무니없지만은 않다. 오늘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며 세계 최강국을 노리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빌 게이츠는 모든 인류가 풍족하게 에너지를 쓰는, 그래서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꿈꾼다.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은퇴하며 “그동안 쌓은 부를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예방, 화석연료 이후의 시대를 여는 데 사용하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다. 그는 답을 원자력에서 구하고 있다. 원자력이야말로 현존하는 최선의 에너지라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청정에너지이긴 하나 에너지 밀도가 너무 낮아 그 자체가 공해 요소란 시각을 갖고 있다.

은퇴를 앞두고 원자력 에너지 관련 기업 ‘테라파워’를 세운 것도 이런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창업 목적을 ‘싸고 안전하며 친환경적인 원자력 기술을 연구 개발해 전 세계에 제공하는 것’이라 한 것에서 그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진행파원자로’(Traveling Wave Reactor`TWR) 개발에 꽂혀 있다. TWR은 핵연료를 끝까지 사용해 결국 비방사성 폐기물만 쓰레기로 남기는 원자로라 이해하면 쉽다. 한 번 연료를 주입하면 재장전 없이 60년까지 원전을 가동할 수 있어 그만큼 안전하다.

포항 지진으로 탈핵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재개가 결정된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서조차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는 소리가 나온다. 우리는 왜 ‘깨끗하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을 요구하지 못하는가. 이들에게 가동 중인 우리나라 원전이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불가피할 정도의 이번 지진에 끄떡없었고, 설령 그 250배에 달하는 지진이 와도 끄떡없으리란 설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 지진에 견딜 수 있는 우리 원전은 더 이상 욕할 거리가 아니라 자랑거리다.

한국이 탈원전에 매몰된 사이 빌 게이츠는 리커창 중국 총리와 직접 만나 미`중 간 차세대 원전 기술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그가 꿈의 원자력 기술 개발 파트너로 중국을 택한 것은 반면교사가 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중국은 다른 원전 강국들과 달랐다. 다른 나라들이 움츠러들 때 중국은 위기를 기회로 생각했다. 국영 원전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 아래 1천 명이 넘는 과학 인력을 확보했다. 이들이 그동안 진행한 핵 관련 프로젝트는 200개를 넘어선다. 다른 나라에 의존하던 원전 핵심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2012년 개량형 경수로 ACP1000 원전을 완성했고 2015년엔 3세대 원자로로 불리는 ‘화룽 1호’ 개발에 성공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중국의 원전은 지금 세계로 뻗어나가 원자력 굴기를 실현하고 있다.

빌 게이츠가 이런 중국에 오는 2024년까지 테라파워의 신기술 원자로를 적용한 파일럿(초기 실험용) 발전소를 짓기로 한 것이다. 막연한 불안감에 원자로를 닫겠다는 나라보다 ‘깨끗하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서의 원자력을 개발하는 나라에 신원전을 짓겠다는 선택이다.

세계 최대 부호 빌 게이츠는 미래 세대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미래 세대를 내세우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이리되면 먼 훗날 우리 미래 세대가 받아들 것은 과도한 에너지 비용 청구서와 가난한 나라밖에는 없다.





정창룡 매일신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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