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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을 대하는 우리의 마인드
 Column

칼럼 모음
 
입력 2018/01/17
ㆍ조회: 75      
신기술을 대하는 우리의 마인드




한국 정부가 새해 벽두부터 ‘가상화폐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1월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방침을 밝혀 전 세계 가상화폐 시세가 폭락했다. 투자자들이 집단 반발하자 청와대는 “정부 공식 방침이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정부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벌이는 창과 방패의 싸움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의 가상화폐 규제 현황을 살펴보면 규제는 하지만 인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처럼 적극 규제를 하는 나라는 중국 정도다.

가상화폐를 도박으로까지 간주하고 철퇴를 가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방침과는 상반되지만, 가상화폐는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 정부가 규제를 해 봤자 투자자들이 외국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사고팔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기술을 대하는 우리의 마인드에 있다. 이른바 ‘황우석 사태’ 당시 한국 정부가 취한 정책은 ‘줄기세포 비중축소’였다. 황우석 사태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개인적으로 잘못한 일이다. 황우석 개인만 처벌하면 되는 일을 한국은 줄기세포 규제로 방향을 틀었다. 그 결과, 한국은 선두주자에서 후발 그룹으로 밀려났다.

다음 바통은 게임이 이어받았다. 국내에서 게임이 청소년 탈선의 주범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게임을 규제하기 위해 온갖 정책을 도입했다. 게임이 거대한 산업이라는 시각은 깡그리 무시됐다. ‘게임강국’ 소리를 듣던 한국은 이 바람에 변방으로 밀려난지 오래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우버는 한국에서 영업을 하지 못한다. 택시 운전사들의 집단반발 때문이다. 이 문제는 소비자 편익이 증대되는 효과도 있어 정부가 양자의 이익이 조화되도록 운용의 묘를 살릴 여지가 있었는데 정부는 일방적으로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위에서 든 사례들은 배경에 공통점이 있다. ‘유교적 사고’가 그것이다. 조선이 망하고 우리는 양복 입은 한국인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우리의 사고방식은 여전히 유교가 지배하고 있다. 유교의 특징 중 하나가 매사를 도덕이라는 잣대로 평가한다는 점이다. 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청소년 탈선의 주범으로 몰아 게임을 규제했지만 청소년 탈선은 이와 상관없이 늘어나고 있다. 오히려 한국은 게임산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가상화폐 사태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신기술이라는 측면이 있는데도 투기성과 폐해만 강조하면서 초강경 규제 일변도로만 흐르고 있다. 이런 식의 논리라면 주식시장과 파생상품 거래도 폐지하는 게 옳다. 조선이 망한 것은 지배층이 전혀 도덕적이지 않으면서 도덕적인 척 명분론만 추구하고 신기술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조선의 실패’에서 배우지 않는다면 한국은 계속 변방으로 밀려나게 되고 국가의 존립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



박영철 시사저널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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