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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커피의 향미는 타고 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
 Expert
나도 달인

 
입력 2016-10-04
분 류 생활
ㆍ조회: 204      
좋은 커피의 향미는 타고 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



좋은 커피(Fine coffee)가 풍기는 멋진 향미는 타고나는 것일까. 인간이 재배과정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일까? 

“미인은 타고 난다”는 말이 있지만, 요즘 의술이 발달한 덕분에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커피는 향미를 타고 나야 한다. 품종(Variety)에 간직된 멋진 향미의 가능성을 그렇지 못한 품종들이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 

부족한 커피라도 로스팅과 추출을 잘하기만 하면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있다면, 조심할 일이다. “커피 탐구에 최선을 다하라”는 열정을 북돋기 위한 말이라면 몰라도, 애초 생두에 없는 향미를 전문가의 손맛으로 만들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상의 밥을 짓기 위해선 무엇보다 검증된 지역에서 나는 햅쌀을 구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3~4년 전 여기저기의 벼를 한데 모아 창고에 넣어두었던 묵은 것을 가져오면 이천의 햅쌀 같은 멋진 맛을 내보이겠다고 장담하는 거와 같다. 

품종도 좋아야 하지만 자란 땅도 중요하다. ‘와인의 왕’하면 세계적으로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인정해 준다. 보르도 사람들은 세상 그 어디에서 제 아무리 좋은 양조기술을 가지고 와인을 빚는다 해도 보르도 와인을 따라 올 수 없다고 말하기를 즐긴다. 테루아(Terroir)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호주, 칠레 등 이른바 신세계 와인생산 국가에서는 꽤 오랫동안 이런 주장을 보르도 와인의 마케팅 전략으로 치부하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점차 테루아를 인정하면서, 이 용어는 당당히 영어권의 사전에도 등재됐다.

테루아는 단순히 포도나무가 자라는 토양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리적, 기후적 요소를 아우른다. 여기에 재배하는 사람의 열정과 기술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포도나무를 자라나게 하는 자연적(인간도 자연의 한 요소) 조건을 모두 이르는 말이다. 이런 철학 때문에 와인 재배자들은 한결같이 “훌륭한 와인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다”고 입을 모은다.


테루아 중에서 품종이 중요한 이유는 테루아 마다 가장 잘 어울리는 종자가 있기 때문이다. 테루아에 가장 적합한 품종이 향미를 가장 잘 발현할 수 있도록 자라날 수 있다. 똑같은 아라비카 종(Species)의 티피카 품종(Variety)이라도 하와이 코나나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에서 자란 것은 다른 지역에서 자란 같은 품종의 커피들과는 완연하게 다른 멋진 향미를 지니게 된다. 조금 과장하면 향미가 하늘과 땅 차이다. 물론 같은 코페아(Coffea) 속(Genus) 커피라고 해도 아라비카 종과 카네포라 종의 맛은 더욱 큰 차이가 난다. 

흔히 로부스타로 불리는 카네포라 종은 카페인의 함량이 아라비카 종의 2배나 많은 덕분에 병충해를 잘 견디지만 쓴맛과 잡미가 두드러지는 탓에 향미에 손해를 본다. 반면 아라비카는 병충해에 약한 탓에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자라는 땅의 평균기온이 낮은 덕분에 나무가 천천히 자라면서 깨끗한 산미와 단맛, 좋은 향미 물질을 많이 지니게 된다. 


통상 한 잔에 담기는 커피의 향미를 결정하는 영향력의 정도를 생두 70%, 로스팅 20%, 추출 10%라고 말한다. 로스팅과 추출의 기술력은 일정 수준을 넘어선 전문가들이라면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생두의 품질이 향미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단언해도 좋겠다.

이 말은 커피의 맛을 좋게 하는데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결코 아니다. 마땅히 나무를 잘 키우고, 잘 익은 열매만을 선별해 정성들여 가공하고 건조하는 등 최선을 다할 때 최상의 커피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는 ‘신의 영역’이 있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커피의 원종은 병충해에 약하고 열매를 맺는 비율(생산율)도 낮기 때문에 대량 생산을 원하는 커피 재배자들로서는 망설이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개량품종이 브라질,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광활한 커피 밭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다. 그러나 개량되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킨 커피 품종들은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는 멋진 커피의 반열에 오르기 힘들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세계 4대 커피는 모두 원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배하기 힘들고 수확율도 손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그 향미는 견줄 커피가 없다. 하와이 코나,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예멘 모카, 파나마 게이샤 등은 인위적으로 품종을 개량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원종인 커피들이다.

산지에서 만나는 재배자들에게 “당신의 커피가 왜 이토록 맛이 좋으냐”고 하면, 열 명 중에 열 명 모두 “신의 은총입니다”라며 하늘을 우러러 본다. 향미 좋은 커피란 인간의 노력에 대한 신의 응답이다. 따라서 커피란 함부로 마실 게 아니다. 맛을 따져가며 까다롭게 좋은 커피를 가려 마시는 것은 재배자의 노고에 격려를 보내는 일이자 신의 축복을 받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CC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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